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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흔적

남색아이들의 추월산 정상 탈환 작전!!

 2012년 10월 20일, 등산하기에 이 보다 더 좋은 날씨가 없을 듯하다. 학창시절 동충하초를 찾겠다고 실험실 가족들과 추월산을 올라갔던게 엊그제 같이 기억이 생생하다. 오늘 아이들과 다시 한 번 정상을 오르려 한다.

우리의 등산 계획은 1, 3, 4번 등산로를 따라 한바퀴 돌게 된다. 여기는 식수해결을 위한 약수터가 거의 없는 편이라 생수를 준비해야 한다. 보리암에도 약수물 받는 곳이 있지만, 그것이... 물이 없다. 먹는 물 달라하면 미소짓고 주는 그런 분위기는 아닌 듯 하고, 보살님들 표정도 그리 사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더라. 그저 보시에만 신경쓰는 듯... 수행을 더 하셔야 할 듯 합니다.

산행 초기부터 힘들어 하는 녀석들....

그래도 올라간다.

동굴앞에서 기념촬영. 산속에 있는 동굴을 신기하게 여긴다. 둘째녀석은 박쥐가 있다며 무섭다고 근처에도 안간다.  출처 모르는 언어 쓰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내려온다.

바위 위 얇은 토양에 뿌리내리고 오랜 세월동안 버텨왔던 이 나무는 태풍 볼라벤에 의해 삶과 죽음을 공존한 채 누워 자빠져있다. 살아 남는다면 어떤 형상으로 자랄른지 궁금하다.

요녀석들 표정도 비슷한 듯 하다. 죽도록 올라간다.

중간에 쉬면서 기념사진 셀카로 한 컷! 힘들어도 표정 살려라~~~

배를 채워야 할 시간. 오랜만에 입가에 웃음이 보인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김밥 5줄을 확 다 먹어치우고, 담양 대나무 쌀막걸리... 쌀이 100%라서 개운하지만 향신료를 너무 많이 넣어서 고유의 막걸리 구수한 향을 느끼기 힘들다. 제조과정에서 처리하지 못한 역한 냄새를 없애려고 그런 듯하다.

보리암에 도착. 절벽위에 넓은 터를 잡아 지은 암자인데, 산 정상 바로 밑에 위치해 있어 지친 산행인들에겐 참 반가운 곳이다.

뒤로 보이는 담양호 규모를 보면 이지역 산세를 가늠할 수 있다.

다시 정상을 향해서 다시 출발한다. 잠시 쉰터라 힘을 내서 GO GO...

아슬아슬한 암벽 등반 코스가 간간히 이어진다.

계단의 경사도 점점 급해져 간다.

가까스로 도착한 보리암 정상, 힘들었지만 항상 정상정복때 느끼는 성취감으로 중독현상이 생기는 듯 하다.

하지만 산너머 산이 계속 기다린다. 우리의 목표는 보리암 정상이 아닌 추월산 정상! 다시 출발.

정말 위험해 보이는 곳도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으며 전진해 간다. 밑에 보면 안된다.. 아찔 아찔~~

용담 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다. 이 뿌리 캐먹고 힘내서 가고싶다. 자주쓴풀도 보았으나 휴대폰 카메라에 담기엔 꽃이 너무 작았다.

억새풀 사이에서 산부추도 보랏빛 꽃대를 내밀며 우리를 반겨준다. 잎을 씹어보니 부추향이 그윽하지만 질겨서 먹진 못하겠다. 부러진 꽃대를 씹으니 부드럽고, 향도 더 진하다.

 

힘들지만 대나무잎을 머리에 멋지게 꽂아보는 여유도 부려본다.

추월산 정상 탈환에 성공한다.

썬글 3부자 촬영 계속!!

 

정상 탈환 기념으로 컵라면 후루룩! 보온 물병 보온재를 지난번과 다른 소재로 싸뒀더니 금방 끓인 물 같다. 남은 물 집에까지 가져가서 애들 씻길 때 썼다는~~

내려가는 길 역시 만만치 않았고, 도착하기 얼마전엔 너무 캄캄해져서 위험하기까지 했다. 너무 어두워진 상황에 지나가던 부부가 못내 불안했던지, 후레쉬를 건네주셨으나 끝내 돌려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스럽고 고마웠다. 아직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는 것을 가르쳐 주신 어르신들, 항상 건강하십시오!!

이담엔 월출산을 오를 계획인데, 애엄마가 사진 보더니.. 위험하다며 저런 험한 산은 혼자 가랜다.

그래... 혼자 갈란다. 오늘 느꼈는데, 그게 편하겠드라~~

여기 산불 무인감시카메라는 태양광으로 자동 충전해서 무선으로 영상 전송 및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던데, 예산 많이 들었겠더라...산에선 담배피우지 맙시다. 나도 담배 한대씩 하지만 산에선 안피운다. 오늘 하루동안 담배 피우는 사람 2사람 봤는데 남자1명 여자 1명이드라. 콰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