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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흔적

오랜만에 찾은 백암산과 백양사

2013년 2월 16일

올해 첫 등산은 백암산으로 출발한다. 가인마을 입구쪽엔 캠핑족들이 자리를 잡고 여유있는 캠핑을 즐긴다. 텐트보단 캠핑카와 캠핑트레일러가 훨씬 많다. 부럽다. 난 언제쯤이나 마련할꼬~~. 아이들도 마냥 부러워 한다. 이담엔 텐트 가져오자고 하는데.. 아직은 추워서 안되겠다.

무사히 등산을 마칠 수 있도록 화이팅으로 시작한다.

백양사 입구쪽에 수령이 500년이 넘은 갈참나무 할아버지가 있다. 어마어마하다. 어떤 갈참나무에는 겨우살이가 자리잡고 있는데.. 요즘 산에선 흔하지가 않다. 강력한 항암성분이 알려지면서 무분별한 채취때문이다. 이곳은 국립공원인 탓에 개체수가 조금씩 늘고 있는 듯 하다. 산행중에 간혹 보이는 데, 채취하고픈 욕심이 생긴다. 이맘때쯤 5일장에 나오는데.. 그냥 장에서 구입하는 게 낫겠다. 나쁜짓 하면 안되지...

이곳 백암산의 또 한가지의 명물인 비자나무. 이 비자나무는 위도상 가장 북쪽에 자생하는 곳이라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잎의 모양이 한자의 비(非)와 닮았다하여 비자나무라고 하는데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이상 썩지 않고 버틴다. 예전에 완도에서 장보고 장군이 배를 묶어두던 말뚝을 비자나무로 사용하였는데, 1100년이 지났어도 말뚝의 흔적이 남아있을 정도이다.

첫번째 목적지인 약사암에 도착했다.

약사암에서 맛나게 점심을 먹고, 약수터에서 약수로 목을 축인다. 국립공원에서는 음주가 금지사항이라는데.. 가지고 간 막걸리는 어떻게 하냐?

영천굴의 불상이 너무 멋져보인다. 가족 모두의 건강을 빌어본다.

다음 목적지인 백학봉으로 향하려는데.. 이것이 뭣이여? 국립공원 직원이 못들어가게 하길래 밑에서도 공지가 되었냐고 물었다. 알림 현수막을 붙였다하는데.. 난 보질 못했다. 등산 구간에 한 곳이라도 더 붙여놨다면 운문암쪽으로 향했을 터....

우리같이 이쪽 등산로를 이용한 사람 몇몇이 불만을 토로한다. 그래도 어쩌겠냐.. 그냥 하산했다. 쓰글넘들~~

산 아래까지 내려와 다시 운문암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국립공원에서 자연을 훼손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정작 자기네들이 나무를 잘라버렸네? 그것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자나무를.. 물론 등산로 쪽으로 넘어진 나무라서 잘랐겠지만 어느정도 살릴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비짜루병에 걸린 오동나무를 병해충 확산을 방지차원에서 제거해야된다는 의견을 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직원의 말이 이해가 안됐다. 병해충도 자연의 일부이니 그대로 둬야 한다더라. 산림보호 차원에서는 사람에 의한 어느 정도의 조절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그럼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산불도 그대로 놔둘래?  니네들 썩어빠진 정신상태도 그냥 그대로 둬라~

길 위에 하얀 가루가 가득 쌓여있어 자세히 봤더니.. 거참! 염화칼슘이다. 아주 범벅이 되어 있다. 차량진입이 통제된 국립공원 등산로에 왠 염화칼슘 범벅일까? 여긴 높은 양반들이 자주 다니나 보다. 문화재관람하지 않고 등산만 하려해도 돈뜯어내는 것도 맘에 안드는데.. 진짜 거시기 하다.

정신건강에 안좋은 푸념은 잠시 잊어버리고...약사암을 지나 사자봉을 향해 열심히 올라간다. 지대가 높아질 수록 눈덮인 곳이 많아진다. 지난번 아이젠 없이 무등산에 올랐던 때를 생각하니.. 슬슬 걱정이 앞선다.

이정도 암벽이야  a piece of cake 이쥐~

산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컵라면 흡입~

약사암에서의 등산로 통제로, 상왕봉을 포기해야 할 듯 하다. 이곳에서 30분 정도 소요된다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다. 사자봉으로 가더라도 주차장으로 갈때면 어두워지겠다.

상왕봉이 아쉽지만 사자봉에서 만족해야겠다. 상왕봉은 다음에 꼭 정복하겠다고 다짐하며 하산을 시작한다.

깊은 계곡사이 고드름은 아이들 장난감이다.

산행 후 소감?  야영장 빼고는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든다.